밑바닥 정서와 패러다임 변화
Posted 2010. 6. 8. 09:34, Filed under: I'm churching/House Church그저께 예배 후 열린 사랑방 모임에 참석한 후 내용을 정리해 어제 교회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다른 글과는 달리 내 생각을 담기보다는 그 날 있었던 대화의 흐름을
정리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래도 내 관점에서 정리한 것이어서 다른 참석자들이
볼 때 온도 차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당회(또는 담임목사)의 일 처리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 내 생각을 두 페이지에
질문 형식으로 준비했으나, 다른 때와는 달리 교우들의 의견 제시가 비교적 활발해서
간단히 의견을 피력하는 수준에서 발언을 마쳤다.
이번 예배당 이전 문제는 우리 부부에게도 많은 대화를 하게 만들고, 금년 안에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조심스럽지만 나누고 있다. 아직 소망을 접어야
할 결정적인 문제들이 생긴 것도 아니고, 몇 가지 변수가 남아 있지만. 우리에게도
앞으로 몇 달은 정말 중요하다.
주일 오후 유치부실에서 열린 예배당 이전을 위한 사랑방 모임은 60여 명의 교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30분이 넘도록 진지하면서도 활기찬 대화 모임으로 이어졌다.
최근에 유력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장소에 대한 당회 서기의 비교적 상세한
브리핑에 이어 교우들의 자유 발언과 질문에 대한 당회원들의 답변과 설명이
오가면서 차분한 가운데서도 시종 열기를 띠었다.
당회의 설명에 대해 참석자들의 특별한 이견이나 별다른 저항(?)이 없었을 경우,
당회는 그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였는데, 브리핑 자료에는 향후 추진과정이
다음과 같이 순차적으로 정리돼 있었다:
1차 : 전교인 다락방 모임, 여론 수렴
2차 : 확대 당회 의결(전교인 기도회)
3차 : 전교인 공동의회 의결
4차 : 이전 추진위원회 결성 및 이전 준비
5차 : 이전 시기 결정(전교인 기도회)
6차 : 이전할 곳 시설 개보수 공사
7차 : 한영학원과의 관계정리
8차 : 이전(가을/봄 이전 목표?)
이번 사랑방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그 동안 제직회 등 회의에 많이 참석하지 않고
발언도 거의 없었던 3, 40대 젊은 교우들, 그것도 여성 교우들이 예배당 이전과 관련한
현안 이슈에 주일학교 예배공간과 시설 문제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밑바닥 여론이랄까 정서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이다.
한편 일부 교우들은 구체적인 장소 선정에 앞서 교회가 나아갈 큰 방향 설정이
우선돼야 하며, 분립 개척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는데, 어제 모임의
이슈에 충실하자는 이유에서 더 논의되진 않았다.
그보다는 현 단계 우리 교회 교우들의 필요와 수준에서 볼 때 학교 이외의 기관으로
이전할 경우,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이용공간에서 섬김의 장소로, 교회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가는 것에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가는 것 등)를 수용할 만큼 우리 교회의
영적 체력이 준비돼 있느냐는 근원적인 의문에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I'm churching > House Chur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뭘 해도 좋겠다 (2) | 2010.08.11 |
---|---|
오늘부터 한달간 (2) | 2010.06.20 |
빵꾸똥꾸 (0) | 2010.03.19 |
기획위원회 리트릿 (4) | 2010.01.27 |
인상적인 전원교회 (11) | 2010.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