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도메 라멘 청계점
Posted 2014. 6.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사무실 앞 사거리는 계원대학과 반도보라 아파트 단지 입구라 늘 이런저런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근처 백운호수 주변에 새 식당이 생겼다거나 새 메뉴가 생겼다는 걸 알리는 것도 있는데, 며칠 전 출근길에 시오도메(汐留) - 도쿄에 있는 동네 이름 - 란 남산왕돈까스와 일본 라멘집이 오픈했다는 걸 보게 됐다. 좋은 소식은 혼자만 알고 있기엔 아깝고 맛이 궁금하기도 해서 직원들에게 슬쩍 흘렸더니 한 번 가보잔다.
백운호수가는 아니고 조금 지나 인덕원에서 판교 넘어가는 길가,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있는데, 옆에 돈가스클럽이 있고, 같은 블럭 안쪽엔 예전에 이 일대에서 청국장으로 유명했던 고두방 자리에 새로 생긴 조둥27이란 괜찮은 식당도 있다.
앞뒤로 주차장이 넉넉했고, 안도 예상했던 것보다 크고 넓었다. 순간적으로 라멘집이 이러면 맛은 뛰어나지 않을 수도 있겠단 직감이 찾아와 일말의 불안감 속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열었다. 라멘도 시오라멘부터 소유라멘, 돈코츠라멘, 미소라멘을 고루 취급하는 게 점점 불안감을 더해주었다. 일단 1번 메뉴 격인 시오라멘을 시켰다.
라멘 그릇 높이가 10cm는 족히 돼 보였는데, 위는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져 이것도 불안감에 한몫 거든다. 사골 베이스에 애운맛이 가미된 한국화된 라멘 맛이었다. 이러면 일본 라멘도 아니고, 한국 라면도 아닌 정체불명의 맛이 되기 쉽다. 값도 1번 메뉴답지 않게 9천원을 받는데, 조금 의외였다. 대개 간판 메뉴는 다른 것들과 같거나 값을 낮춰 사람들의 입소문을 내는 게 상례인데, 여긴 그것도 아니다.
원래 시오라멘이라는 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만원에 가까운 값을 받으면서도 차슈가 한 조각도 안 들어가 있다니, 석쇠로 구운 맛을 내는 차슈는 라멘맛을 돋구는 기본인데, 이 집은 왜 뺐을까? 국물맛은 조금 어정쩡했는데, 먹을수록 면발과 따로 노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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