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 돌틈 진달래
Posted 2015. 3.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봄의 첫달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지만, 이곳 모락산의 봄꽃 인심은 아직 박하다.
노란 생강나무 꽃만 군데군데 피어났을 뿐 아직 그 흔한 개나리는 코빼기도 안 내밀고,
진달래는 이제 막 기지개를 하면서 피어날 준비를 하는 중이다. 하긴 산 아래 계원대
교정에서나 볼 수 있는 벚꽃, 목련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니.
시간이 흐르고 따뜻해지고 때가 되면 누가 뭐래도 저절로 알아서 피어나는 게
꽃이건만, 사람 마음이란 게 긴 겨울을 보내고 나서인지 봄꽃은 늘 기다리며 재촉하고,
심지어 안달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 덜 피어났을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고 눈길을
이리저리 주게 되니 말이다.
이런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모락산 정상 바로 아래 있는 작은 바위 틈새에서
진달래 몇 송이가 반겨주었다. 아니, 등산로의 그 숱한 진달래 나무들은 이렇다 할
기미조차 안 보이는데, 산꼭대기 바위 틈에서 먼저 피어나다니, 너도 참 짖궂다 싶었다.
그래도 사인암까지만 오르내리던 다른 때와 달리 정상까지 찾아 준 발걸음으로
받는 작은 선물이니, 흐뭇한 표정으로 감지덕지(
그러고보니 진달래는 평지에서도 잘 자라지만 유달리 바위 틈 같은 어려운 데서
자주 보이곤 했다. 사인암 바위 틈새에서도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는 걸 매년 봐 오지
않았던가. 고난주간을 보내며 이번 주는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진달래 묵상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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