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작업실의 안전 강조
Posted 2015. 8.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점심 산책을 마치고 계원대 후문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작업실 두어 곳이 문이
열려 있길래 들어가진 못하고 힐끔 살펴보면서 사진을 몇 장 찍어봤다. 아웃사이더로서
아주 잠깐 구경하는 거라 자세히 살피진 못했지만, 이런재런 재료와 도구들이 가득찬 게
미대 작업장 풍경은 신기해 보이기만 했다.
다른 대학생들의 도서관이나 실험실 격인 이런 공간이 학교 안에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과제와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산실이라는 점이 시선과 흥미를 끈다. 거의
모든 걸 몸 하나 까딱하지 않고 머리로만 생각하고 판단하는 스타일인 내게 이렇게
몸을 움직여가며 손으로 뭘 만들고 다듬어 뭔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들을
생산하는 방이란 것 자체가 묘한 흥분감을 준 것 같다.
이 작업실들을 보면서 자유분방한 미대생들의 라이프스타일상 정리, 정돈이 안돼
있고 각종 기계나 도구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을 거란 내 예상과는 달리 대체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조금 놀랐다. 이 학교만의 특성인지, 아니면 방금 청소를 한 건지 몰라도^^
어쨌든 내 선입견을 고쳐야 할 것 같다.
실습실 겸 작업장의 방 문 앞엔 학교측에서 안전과 청결을 강조하는 안내판들을
붙여 놓았는데, 마치 4·4조의 시조나 불조심 표어 같아 보여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잣수와 라임 맞추느라 제법 골머리를 앓았을 것 같다.^^ 콤프레서가 있는 방엔 좀 더
특별한 주의사항이 하달돼 있는데, 마지막줄에 보이는 기계 사용시 장난을 치면
안 되고 호스를 제대로 걸어두어야 한다는 데서 다시 빵 터졌다.
이게 그 콤프레서란 기계인 모양인데, 그 옆에도 어김없이 위험, 고압, DANGER,
그리고 관계자 외 조작금지가 눈에 띄게 붙어 있었다. 이런 표지판 앞에서 늘 드는
의문이지만, 도대체 관계자는 어디까지를 지칭하는 건지, 학교 안내판에도 꼭 군대나
관공서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는 건지 궁금하다. 기계 앞에서 누구나 당연히 주의하고
조심해야겠지만, 캠퍼스답게 다른 문구나 스타일은 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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