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바위
Posted 2015. 8.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산에 있는 바위들 가운데는 그 크기나 생김새로 다른 바위들과 구별되면서 이름을
얻거나 사랑을 받는 것들이 있다. 집이나 사무실 근처의 동네산에도 바위들이 많은데,
크고 깊은 산이 아니어서인지 딱히 이름난 바위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도 자주 다니다
보면 눈에 들어오면서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 바위들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모락산 사인암 가는 등산로에도 바위가 군데군데 터를 잡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는지 거대한 몸을 땅바닥에 눕힌 채 사시사철 눈을 지긋이
감고 있는 게 영락없는 큰 짐승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게 눈이 확실한 건 물들인
눈썹까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틈새풀이나 바위 눈썹이라 부르다가 지금은
눈썹 바위로 불러주고 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눈썹만 붙어 있지 않고 단단한 바위틈을 뚫고 자란 눈썹 뿌리가
보인다. 사실 어떤 미인이든지 이렇게 가까이 가서 뚫어지듯 쳐다보면 멀리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보이기 쉬운데, 아뿔사! 괜히 가까이 갔다 싶었다.^^ 참, 바위 눈썹은
사람 눈썹과는 달리 크고 거칠어 관리(care) 비용이 비싸서 일 년에 딱 두 번, 한 번은
녹색으로 또 한 번은 갈색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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