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 풀밭 위에서 런치
Posted 2015. 7. 2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San Francisco & San Jose
이번 미국 서부여행에선 기대치 않던 캘리포니아 와인의 주산지인 나파 밸리(Napa Valley)와 소노마(Sonoma)를 가게 됐는데, 간만에 와이너리 투어도 하고, 와인샵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 중 사투이 와이너리가 와인샵과 치즈 매장을 잘 갖추고 있어 눈이 호강을 했다. 매장 옆엔 나무 그늘 아래 잔디밭과 벤치 테이블이 잘 구비돼 있어 매장에서 고른 걸로 풀밭 위의 런치를 하는 이들이 많았다.
내가 이리저리 여기저기 구경하는 동안 동행한 Shiker님 부부가 런치 메뉴로 골라온 것은 스페인식 볶음밥인 빠에야(Paella)와 브리(Brie) 치즈 한 조각, 요 근래 먹방 프로에 나와 회자되는 방울 양배추라고도 부르는 미니 양배추 구이, 방울 토마토와 치즈가 들어간 샐러드에 레드 와인 한 병이었다.
여기에 부천 빵집에서 사 두었던 바게트를 와인 잼에 찍어 먹으니 비록 접시와 그릇, 포크와 나이프는 일회용이지만, 이런 고급진 런치 구성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멋진 풍광이 쏟아지는 장소에서, 마음 따뜻한 친구들과, 게다가 아니 당연히 맛까지 좋은 음식을 함께하니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 와이너리는 매장 옆 건물 지하에 있는 고풍스런 와인 저장고를 누구나 둘러볼 수 있게 하는데, 오래된 건물과 주위 풍경은 그 자체로 그림 같았다. 햇볕이 더 이상 밝을 수 없을 정도로 청명한 날씨이기도 했지만,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삼삼오오 둘러앉아서 와인과 캘리포니아를 얘기하는 사람들의 표정엔 나파 밸리의 여유가 느껴졌다.
와이너리에선 쓰레기통마저도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을 재활용하고 있었다. 이런 오크통은 225리터(59온스) 들이인데, 우리가 보통 볼 수 있는 750ml 와인 300병을 담을 수 있다. 오전에 몬다비(Mondavi) 와이너리 투어 할 때 보니 이보다 엄청나게 큰 오크통들도 볼 수 있었다. 원래는 비싼 몸이었는던 게 지금은 담배꽁초 받이와 쓰레기통으로 쓰이는 걸 보니, 모든 게 다 때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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