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사랑의 열매?
Posted 2015. 11.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모락산 사인암 올라가는 길과 남한산성 벌봉 가는 길에 낙엽들 사이로 아주 작고 빨간 열매들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다. 가느다란 가지에 세 개 또는 네 개가 달렸는데, 크기는 작아도 색이 선명하고 모양이 예뻐 낙엽들 사이에서 반짝거렸다. 영락없는 사랑의 열매 모양이어서 그리 검색해 보니 찔레열매, 죽절초, 제주도 도로변에 많다는 먼나무, 접시꽃 나무로도 부른다는 백당나무 등이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고 나왔다.
땅에 떨어진 열매만으로 나무 이름을 알 도리가 없을 땐 나무 모양도 살펴야 해서 근처에 이 열매들이 달려 있는 나무가 없을까 해서 살펴보니 벚나무처럼 매끄러운 나무 기둥에 키가 큰 나무 위로 알알이 달려 있는 나무가 몇 그루 보였다. 마가목이 이런 열매를 맺긴 하는데, 보통 수두룩하게 맺는데 비해 여기 나무들은 꼭 사랑의 열매 모양으로 서너 알씩 맺고 있어 맞는지 모르겠다.
비슷해 보이긴 해도 크기와 모양이 딱 들어맞지는 않아 이 가운데 하나일지 아니면 다른 나무의 것인지 이름을 불러주기가 주저된다. 이럴 때마다 마치 QR 코드 읽어내듯 스마트폰을 가까이 들이대면 이름을 말해주는 아이폰 식물 쉬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고, 최소한 사진 이미지를 올리면 비슷한 이미지들을 띄워주면서 맞는 답을 추적하게 하는 앱은 어디 없을까 하는 궁금증과 답답함이 교차한다.
나무 이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요 몇 주간은 산에 갈 때마다 어디 이런 열매 맺는 나무 없나 살피면서 유심히 보게 됐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매주 두 번씩은 올라가는 모락산 사인암 앞에 이 열매 맺는 나무들이 바위들 사이에서 여러 그루 숨어 있었다. 아니,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바위 위에 올라가면 넓게 펼쳐지는 경치만 즐길 뿐 정작 바위 옆엔 무슨 나무가 자라는지 미처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파리는 거의 떨어지고 가지들 사이에 사랑의 열매들이 알알이 송송 달린 나무들이 제법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아마 전에는 열매도 작은데다 물이 덜 들어 구분이 안 됐고, 잎들에 가려 안 보였던 것 같다. 설사 열매를 봤다손 치더라도 하늘을 바라보느라 눈이 부셔 이 작은 열매들은 안중에 들어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제 됐다. 여기야 사시사철 올라다니면서 이 나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으니까 곧 이름도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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