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만 명리학 책 두 권
Posted 2016. 3. 14.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걸신 강헌이 음악사의 뒷얘기를 다룬 『전복과 반전의 순간』을 재밌게 읽고, 연말에 두 번째 책을 냈다길래 샀는데, 뜻밖에도 사주팔자를 다룬 『명리: 운명을 읽다』이다. 돌베개에서 이런 책도 내는구나 싶었다. 대학원 시절 부임해 검은색 두루마리 휘날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도올 선생의 책과 강의를 읽고 들으면서 동양고전과 사상에 대한 해묵은 무식과 외면을 겨우 모면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주역이라면 몰라도 명리학 책이라니, 조금 낯선 게 사실이었다.
책은 나오자마자 샀지만, 생전 들어본 적도 없고 별 관심이 없는 분야여서인지 영 진도가 안 나갔다. 뭔 소리를 하는 건지 감이 안 잡히니까 재미는커녕 이해 자체가 안 됐다. 비교하기는 좀 뭐하지만, 철학 책 넘기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개념이 이해 안 되니까 페이지 넘기는 게 고역이다. 강헌이 새로 시작한 좌파 명리 팟캐스트를 들어도 이해 안 되긴 매한가지다.
사실 명리학 책을 처음 본 건 아니다. 고전평론가이자 학문공동체 운동을 하는 고미숙의 책을 따라 읽다가 몇 해 전에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를 냈길래 사서 간간이 읽은 적이 있다. 그러고보니 둘 다 국문학도인데, 음~ 명리 책이 재미없긴 매한가지였다.^^ 두 사람 다 글빨이 있는 친구들이니까 못 쓴 건 아니고 주제 자체가 관심이 없으니까 흥미가 안 생기고, 자연히 진도가 안 나가는 것 같았다.
결국 강헌 책은 빌려보겠다던 동생에게 보냈다. 작년에 생일선물로 보낸 신영복 선생의 『담론』과 맞바꾸었다(돌베개는 원래 이런 책을 내는 데다^^). 명리학에 대한 관심이 언제 다시 생길지 알 수 없지만, 지금 같아서는 문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그래도 팟캐스트는 계속 들어볼 참인데, 듣다 보면 조금 흥미가 생기려나.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끄 엘룰 포럼 (0) | 2016.03.28 |
---|---|
읽은 척 해야 할 때 (2) | 2016.03.19 |
세밀화 나무도감 식물도감 (2) | 2016.02.22 |
By the Book: 작가들이 좋아하는 책 (2) | 2016.02.10 |
Axt (2) | 201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