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빌딩앞 조형물
Posted 2017. 3.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언제부터인지 대형 건물 앞엔 단순한 조각 작품을 넘어 공공 조형물들이 세워지곤 했는데, 눈에 쉽게 들어오는 작품들도 있지만, 뭘 형상화 한 건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테헤란로 포스코 건물 앞 비행기 잔해 같은 <아마벨>은 논란을 일으키면서 한동안 시끄러웠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고, 한 번 설치하면 그 거리나 건물의 이미지가 되기도 하는 설치물들은 잘해야 본전 격 - 사실 없어도 된다 - 인데도 경쟁하듯 세워지는 모양이다.
광화문에서 인사동 가는 골목길을 걷다 보면 하늘색 재킷에 꽃분홍 스카프를 휘날리며 활기차게 걷고 있는 댄디한 거리 인물을 하나 만나게 된다. 보폭을 크게 하고 위를 바라보며 왼손엔 터치형 패드를 들고, 오른손으론 뭔가를 기록하는 모습인데, 언론사 앞이니 분주하게 기사를 취재, 기록하는 기자를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활기 있고 역동적인 모습인데, 이런 기자들만 있다면야 뉴스가 정말 볼만해질 것 같다.
광화문 신문로 씨네큐브 극장이 있는 건물 앞에선 한 눈에 시선을 잡아 끄는 굉장한 거인 하나를 만날 수 있는데, 조나단 브로프스키(Jonathan Borofsky)의 <해머링 맨Hammering Man>이란 작품이다. 22m 높이니 5-6층 크기로 광화문의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가 됐다. 평일 일과 시간엔 망치를 내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나는 주말에만 가서 움직이는 모습은 못 봤다. LA, 시애틀, 프랑크프르트 등 10여 개 도시에도 설치돼 있는데, 짐작할 수 있듯 우리나라 게 제일 크다고 한다.^^
사실 이런 조형물 가운데 가장 핫한 것은 광화문 근처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일 것이다. 일본측으로선 무척 골치 아프고 신경 쓰이겠지만, 그 어떤 조형물보다고 상징적인 의미와 가치, 효과를 지니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성원을 받으면서 여기 저기 세워지고 있다. 그러고 보면 꼭 돈을 많이 들이거나 디립따 크게 만드는 게 장땡이 아닐지 모르겠다. 부끄럽지만, 근처에 갈 일이 여러 번 있었어도 멀찍이서 바라봤을 뿐 막상 가까이 가서 보진 못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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