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린 길
Posted 2017. 4.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봄산을 화사하게 수놓던 진달래와 벚꽃들이 하나 둘씩 지기 시작하면서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겨우내 기다리다가 하나 둘씩 피어나면서 나무에 달려 빛나고 있을 때도 아름다웠지만,
시효와 역할을 다하고 땅에 떨어진 꽃잎들도 아름답긴 매한가지다. 그 중에서도 벚꽃잎들은 마치
꽃비라도 내린 것 같은 멋진 풍경을 연출하면서 그 위를 걷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벚꽃은 흰색과 분홍색 두 색깔이 피는데, 필 때는 꽃잎이 다섯 개씩 달려 있지만 떨어질 땐
하나씩 분해, 독립한다. 그러니까 나무 위에 핀 꽃과 땅에 떨어진 꽃잎은 같은 것이면서도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벚꽃은 눈부시게 피어나 벚꽃놀이를 하게 할 때만 아니라, 땅에 떨어져서도
한땀 한땀 점점이 수를 놓고, 그 사이에도 바람에 꽃비 날리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환상적인
순간을 선사하니 이래저래 화사한 자태로 세 번 눈길을 끄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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