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르다
Posted 2017. 11.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산길을 걷다가 새로운 풍경이나 뭔가 흥미를 끄는 장면을 만나면 오른쪽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디카로 일단 한두 장 찍어두곤 한다(왼쪽은 이어폰 연결한 아이폰). 십여년을 다닌 동네산은 편한 건
좋은데 익숙해져서 별다른 특별한 느낌을 못 받고 하나도 못 찍고 돌아오는 날도 제법 있다. 지난 주엔
계원대 후문 쪽으로 모락산을 걸었는데, 등산로 한 쪽으로 돌무더기가 넓게 쌓여 있고 길게 쓰러진
나무들 뒤로 단풍이 든 나무가 함께 보이는 게 그림이 괜찮아 한 장 찍어봤다.
세로 사진이다 보니 초점이 흔들릴 수도 있어 같은 자리에서 한 장 더 찍고 계속 올라갔는데,
나중에 맥북에 옮겨 보니 둘 다 자동으로 찍은 건데도 뭔가 느낌이 달라보였다. 일단 처음 사진보다
나중에 찍은 게 밝아 보여 좀 더 화사한 느낌을 주는데, 그렇다고 처음 게 나쁘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저곳을 지나며 내가 느꼈던 느낌은 처음 사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적당히 어두운 느낌을 받았던 것 같고, 무엇보다도 서 있는 나무와 쓰러진 나무가 한 묶음으로
보였는데 이런 건 처음 사진이 더 잘 살려내는 것 같았다. 앵글을 바꾼 것도 아니고 거의 몇 초 상관으로
셔터를 눌렀을 뿐인데 이렇게 다른 느낌, 다른 사진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이번주에 다시 가 보니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가서인지 며칠 사이에 단풍끼가 많이 가시고 말라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어
언제 이런 장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슬슬 가을이 흘러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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