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의 작별인사
Posted 2018. 5.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지난 주 예봉산 가는 길 아랫쪽에선 볼 수 없지만 5, 6백 미터쯤 되는 높은 곳엔 철쭉들이 남아
있다가 등산객들을 반겨주었다(막연히 산에 피는 게 산철쭉이겠거니 하고 잘못 알고 있었다). 한창
때는 지난듯 땅에 떨어진 꽃잎들이 많이 보였지만, 간간이 아직 진분홍 봉오리를 터뜨리지 않고
있는 것들도 있었다. 철쭉 잎은 제법 큰데, 다섯 잎 곱고 단정한 연분홍 꽃잎 하나가 햇볕이 드는
흙바닥에 수줍은듯 뒤집힌 채, 하지만 일견 도도해 보이는 자태로 사뿐히 앉아 있었다.
누가 일부러 이리 놓은 것도 아닌데, 참으로 편안하고 아늑해 보이는 자태였다. 바람에 날리거나
등산객의 발에 무심코 밟힐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때까진 이렇게 있겠노라 작정한 모양이다. 조금 더
걸어가니 돌틈에 철쭉 낙화 둘이 이번엔 꽃술과 주근깨를 보이면서 정자세로 앉아 있는 게 보였다.
한 나무에서 떨어진 건진 모르겠지만, 나란히 있어서인지 그리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가지에 그냥
달려 있었더라면 이런 주목은 못 받았을 텐데, 그냥 가려다가 돌아서서 눈인사를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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