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여행11-윤이상 기념관
Posted 2026. 4. 2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통영은 지금은 많이들 모를 수도 있지만, 출중한 문화예술가들을 여럿 배출한 도시이다. 그 중 음악계에서 한국이 낳은 작곡가로 거의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한 윤이상 선생(1917-1995)도 통영 태생이다. 오사카, 파리, 서베를린 음대에서 공부하고 베를린예술대학에서 정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세계적인 음악가다.

통영 시 중앙로에는 선생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도심 공원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 12년 전에도(4/16/14) 좋은 인상을 받아 이번에도 가고 싶었다. 당시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였는데, 여전히 격조 있으면서도 장중한 이미지로 도시를 빛내고 있었다. 작년은 선생의 타계 30주기였는데, 선생의 어록을 모은 <음표 사이에 숨은 말> 중 한 구절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무료 입장할 수 있는 기념관은 안팎 모두 둘러볼 만한데, 2층 전시관에서 선생의 가열찬 생애와 음악 세계를 감상한 후, 바깥 마당에선 완만하게 경사진 나무 언덕을 걸으면서 커다란 나무의 기운과도 같은 선생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박정희 치하에서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고(1967-69), 독일로 추방된 선생은 결국 다시 고향 땅을 밟지 못했는데, 이런 기념관과 음악당이 생겨서 다행이다.

선생의 기품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잘 단장된 동백나무 한 그루가 반겨주었다. 정원수처럼 둥그렇게 깎아놓은 동백은 처음인데, 마치 한창 때라도 되는 것처럼 4월 하순에 접어드는 날까지 꽃송이를 간직하고 있었다. 선생이 그리워했던 고향의 동백이었겠거니 하는 생각에 한참을 바라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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