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여행2-성공회 강화성당
Posted 2024. 10. 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강화에서 점심 억고 오후엔 성공회 강화성당을 보러 갔다. 강화도가 영국 성공회의 주요 전래지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신자라고 하면서 한국 교회사에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강화성당은 1893년에 시작됐는데, 7년 후인 1900년에 전통 한옥 형태의 성당을 건축하기에 이른다. 무심코 보면 교회당이라기보다는 사찰이나 사당처럼 생겼다.
초가집 밖에 없던 동네 언덕 위에 당시로선 고대광실(高臺廣室)이었을 교회당 건물이 들어섰을 때 장관(壯觀)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낯설었던 서학과 서양 종교에 서양 건축까지 이 동네 사람들의 문화 충격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안 된다. 그 충격을 완화시키려고 선교지 문화를 존중한 성공회 사제들의 혜안이 새삼 대단하게 여겨졌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내부는 서구 교회당과 방불한 바실리카 양식인데, 고딕이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은 유럽 성당들과는 달리 층고가 높지 않아 차분하고 단아해 보인다. 처음부터 의자가 놓였는지 모르겠지만, 250명이 들어간다고 브로셔에 나와 있다. 건축에 사용에 목재는 백 년 이상된 백두산 적송을 신의주를 거쳐 뱃길로 가져와 사용했다고 한다.
입구에 놓인 돌 세례대 앞면엔 한자로 거듭나는 샘이라 써 있고, 뒷면엔 자신을 수양하고, 마음을 씻고, 악을 없애고, 선을 쌓는다는 의미를 새겨 놓았다. 세례 받는 이들에겐 얼마나 감동적인 시간이었을까. 사진 자료들도 볼 수 있고, 성당 경내엔 커다란 교회 종과 초창기 사역자들의 기념비들이 유구한 역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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