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튼대학의 나무 전봇대
Posted 2015. 8. 1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
휘튼대학 교정을 걷다가 요즘 우리나라에선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나무 전봇대를 만났다. 우리 어렸을 적엔 전신주(電信柱)라고도 불렀던 전봇대는 으레 통나무였는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대부분 콘크리트 등으로 재질이 바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옛날처럼 전봇대로 쓸만한 아름드리 통나무 구하기도 만만치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오래돼 썩기도 하고 훼손되기 쉬워 빠르게 교체가 된 것 같다.
나무 전봇대가 사라진 데는 옛날에 비해 건물들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미관과 안전 등을 이유로 전선을 지하에 매설하면서부터 아예 전봇대가 필요 없어진 까닭도 있다. 어쨌든 다른 나라긴 해도 간만에 나무 전봇대를 보니 일단 반가웠다. 자주는 아니어도 또래들끼리 담력 테스트로 높이 올라가기 시합을 벌였던 기억도 나고.^^
이 나무 전봇대는 모양을 살피건대, 상설은 아닌 것 같고 주변 공사 등으로 임시로 세워 놓은 것 같아 보였다. 땅속을 깊이 파서 단단히 묻었겠지만, 그래도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듯 양쪽으로 지지대를 세워 힘을 받게 해 놓았다. 일종의 현수교 같은 원리인가.^^ 손잡이 겸 발받침용으로 일정 간격으로 지그재그 박아 놓은 철심이 옛 기억을 떠오르게 했지만, 언감생심 아니 될 일이다.
특이했던 것은 땅쪽으로 연결되는 전선의 끝처리였는데, 전봇대는 고풍창연한 나무를 썼지만 역시 마무리는 안전을 우선해 파이프와 커버를 잘 씌워 단정하게 정리했다는 것이다. 학교밖 거리에 있는 전봇대엔 아예 케이블 박스를 세워 놓았는데, 사람들이 만지거나 열지 못하도록 몬스터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귀여워서라도 안 열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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