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잡동사니
2월 18일 광화문 풍경
iami59
2017. 2. 19. 00:00
올해 들어 처음으로 주말 광화문 집회에 다녀왔다. 오가는 시간이며, 두어 시간 머물다 보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는지라 갔다 오면 다른 걸 하기 어려워 망설여지지만, 그렇다고 뉴스로만
전해 듣는 건 또 다른 부담이 돼 짬을 냈다. 참여를 가로막는 또 하나의 악조건은 날씨인데,
겨울철 오후와 저녁 길바닥 기온은 중무장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거나 머물러
있기 힘들어 자꾸 꾀를 부리게 만든다.
광화문에서 인사동과 종로를 걸어 다시 광화문으로 행했는데,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탄핵
정국의 핵심 현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예 늦은 시간에 나와 어두움을 밝히며 촛불을 들려는
인파가 속속 몰려오고 있었다. 다들 두꺼운 파카에 모자와 목도리, 장갑은 기본이고, 핫팩도 붙이거나
손에 쥐고들 있었다. 여전히 커다란 유모차에 두꺼운 모포를 감싸고 아이를 태우고 오는 젊은
부모들도 간간이 보였는데,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세종문화회관 옆 2층 카페 창가엔 <특검연장 즉각탄핵>이란 집회 구호가 인쇄된 손팻말을
지나다니는 이들에게 잘 보이도록 창에 바짝 세워 놓는 센스를 발휘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약속이
있는 전지, 잠시 차 한 잔 하면서 추위에 몸을 녹인 다음 다시 합류하려는 건지 알 순 없어도
그 순간조차도 마음은 집회에 함께한다는 걸 웅변적으로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진득하게 앉아
있어야 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어두움이 몰려오기 시작할 때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