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직각을 유지하려면

iami59 2017. 4. 25. 00:00

어느 산이든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잘 단장된 등산로를 조금 벗어나 걷다 보면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보게 된다. 태풍이나 강풍에 못 견뎌 넘어지거나 주변 나무들을 위해 베인 것들도 있는데,

미처 옮겨지지 않고 구석지고 한가친 곳에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들이다. 산이란 게 묘해서 위로 쑥쑥

잘 자라고 있는 나무들도 볼만 하지만, 간혹 이렇게 넘어진 나무들도 마냥 외면하지 않게 된다. 


모락산에도 여기저기 부러진 나무들이 보이는데, 그 중 큰 바위 옆에서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거의 90도 직각을 이루면서 바리케이드 모양을 하고 있는 나무가 눈에 띄었다. 누가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게 아닌가 싶어 가까이 가서 이리저리 살펴봤는데, 경사진 지형상 몸을 의지하다보니 절로 이런

모양이 나온 것 같았다. 나름 제법이다 싶었는데, 부러지고 꺾인 델 보는 순간 이 각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남모를 엄청난 아픔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