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교회 이야기 2
온나라가 대선 정국으로 뜨겁고 시끄러운 가운데, 우리 교회도 4월 한달간 네트워크 교회 건으로 뜨거웠다. 네트워크 방식으로 교회의 분립을 추진한다는 설교와 광고가 한 달 내내 이어진 끝에 분립 찬성 여부를 묻는 두 주간에 걸친 투표에 83%가 참가해 9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중요한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우린 작년 연말 재헌신을 묻는 서약서에 동의하지 않아 투표권이 없었다^^).
매주 분립의 동기와 당위를 역설하는 빅 마우스의 메시지가 전해져서 (약간 운동장을 기울게 만들어) 가결은 충분히 예상됐지만, 문제는 그 내용이 조금 모호하다는 것이다. 안디옥교회에서 보낸 바나바와 바울 이야기를 다룬 사도행전 13장 시리즈 설교는 별로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고, 듣는 이들로 하여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떠나고 나누고 함께 세워 가야 할 필요는 잘 보여주었지만, 정작 어떻게, 어떤 교회를 세워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큰 그림이 보이지 않고 뭔가 준비가 덜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네트워크 교회 분립을 위한 두 차례 공청회 중 첫 번째 모임엔 일단 참석율이 너무 저조했다. 발제자 반, 청중 반이라 할 정도로 대여섯 명의 참여에 그쳤는데, 이런 중요한 이슈를 위한 공청회치고는 너무 관심이 없어 놀랐다. 가정교회들에서 어느 정도 나눠졌다 하더라도 그 동안 있었던 다른 분립개척 설명회 열기에 비해 너무 차이가 났다. 참여야 그렇다 하더라도, 준비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다음에도 도무지 추진하려는 네트워크 교회가 뭔지 영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 동안의 흐름이나 지도자의 스타일로 볼 때, 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토록 모호하고 어설프게 준비하진 않았을 텐데, 선뜻 이해가 되지 않고 조금 갸우뚱거려진다. 현재까지 내가 이해하는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2017-18 준비해서 2019년에 지역을 기반한 중규모로 3-4개로 분립한다. 그간 해 오던 대로 50-100명씩 소규모로 분립하진 않고 300-500명 정도 중규모 분립을 추진하는 것 같다.
2. 구체적인 분립 방식은 아이디어와 전략은 있지만, 정확한 그림은 아직 그려지지(까지?) 않은 것 같고, 분립이 가결되면 그때부터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추진하려는 것 같다.
3. 네트워크 교회란 용어는 편의상 사용하는 것 같은데, 쓰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서로 다르게 이해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향후 혼선을 빚을 수도 있어 보인다.
4. 대부분의 교회가 그러하듯이, 지도자들이 뭘 제시하면 대체로 믿고 따르겠다는 의사는 투표를 통해 표출된 것 같아 앞으로 분립 수순을 밟아 나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