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만능 롤트랩

iami59 2017. 5. 24. 00:00

요즘 모락산 등산로 주변 나무들은 방충해 작업이 한창이다. 이번 작업에서 특징적인 것은

나무를 휘감아 놓은 테이프가 나무와 색깔이 같은 진한 갈색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두툼한

청테이프를 많이 썼던 것 같은데, 멀리서 보면 테이프를 감은 게 티가 안 나 일단 보기는 좋은 것

같다. 나무를 저렇게 비닐 테이프로 감아놓으면 숨을 어찌 쉴까 싶기도 하지만, 뿌리와 가지 쪽이

더 분주해질 것 같긴 하다.


가까이 가서 만져보니 단면이 아닌 양면 테이프였는데, 상당히 끈끈했다. 멋도 모르고 달려들던

곤충들이 끈끈이에 붙어 꼼짝 못할 것 같다. 참나무 병충해 작업의 일환으로 테이프 작업을 끝낸

나무들은 윗쪽에 빨간색 일련 번호를 부여 받고 관리 대상이 되는데, 땅 위에서 바로 갈라진

나무들은 테이프를 한데 둘러놓기도 해서 원래 한 뿌리였다는 것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테이프는 어떻게 생겼는지, 뭐라 부르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작업중인 인부 곁에 가니

만능 롤트랩이란 상표를 단 게 눈에 띄었다. 일반 테이프와 같은 방식으로 둘둘 돌려 작업하게

만들었는데, 손에 닿으면 매우 끈적거리고 잘 안 떨어지기 때문에 커다란 엽전처럼 생긴 양쪽 끝을

잡고 힘껏 돌려대야 할 테니 약간 숙련된 노동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