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를 그만두다
어려운 결정을 했다. 교회 문제인데, 다음달부터 주중에 하는 가정교회(가교)를 안 나가기로 한 것이다. 가교 자체가 싫어졌거나 어떤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다. 가정교회 중심주의나 예찬론자는 아니어도 대체로 그런 교회론과 방식을 수긍해 왔는데, 몇 년 전부터 부쩍 수치를 강조하면서 일을 벌이려 하는 교회 방향과 전략에 별로 공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정교회를 출발점이자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공동체에서 한 발을 빼기로 한 것이다.
2010년에 이 교회에 몸을 담았고, 2014년 여름부터 가교를 해 왔으니까 만 3년, 짧지 않은 시간을 한솥밥을 먹으면서 정이 든 가교 식구들에겐 미안하게 됐다(위 사진은 한 가족에게 받은 Farewell flower이다). 그렇지 않아도 네트워크 교회로의 분립을 앞두고 있어 이래저래 조만간 거취를 결정해야 했는데, 당분간 다시 주일예배 중심으로 축소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그 다음 행보는 아직 결정한 건 없고 여러 가능성을 두고 고민하게 될 것 같다.
교회 문제는 각자가 속해 있는 교회 문화와, 자기가 경험하고 믿는 방식에 따라 같은 말을 해도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워 늘 조심스럽다. 전혀 다른 문제이고 조금 큰 이슈지만, 가령 목회자 세습 문제만 해도 밖에서는 다들 상식 이하라고 비판하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도, 당사자들과 내부자들은 그게 무슨 문제냐, 우린 우리만의 독특한 상황(논리)이 있다며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고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강행하는 게 좋은 예다. 아마 나 또한 이런 비판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