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17. 9. 4. 00:00
사인암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계원대 후문을 지나는데 본관 앞에 예쁜 파스텔톤의 빈티지
자동차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전에도 주차돼 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누가 미술대학 아니랄까봐 폼이
제대로 났다. 새 차가 아니어도 독특한 컬러와 외관이 보는 이들마다 눈길 좀 끌 것 같았다. 우리나라
차 중엔 구경할 수 없는 컬러인데, 1991년에 첫 선을 보인 닛산의 피가로(Figaro) 모델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투 도어 컨버터블이었다.
바디 컬러와 함께 시선을 끈 건 트렁크 공간을 더 확보하려는듯 차체 위에 짐판을 고정시켰는데,
그 생김새가 꽤 간지가 났다. 어쩌면 짐을 안 싣고 이렇게 노출하고 다니는 게 더 눈길을 끌 것 같고,
짐을 싣더라도 컬러풀한 여행용 트렁크 하나 얹으면 딱이겠다 싶어 보였다. 나온 지 꽤 된 차인지라
앞 범퍼도 긁히고 까이고 녹 슨 부분도 보였는데, 압권은 쿠킹호일로 보이는 은박지로 스리슬쩍
땜빵해 놓은 거였다. 차주가 누군지 몰라도 빈티지 카 대접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