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보라색 맥문동
iami59
2017. 9. 5. 00:00
요즘 산길에선 길다란 보라색꽃이 핀 풀을 종종 보게 된다. 보라색꽃이 아니었다면 별 다른 특색이 없어 그냥 지나쳤을 텐데, 고상해 보이는 컬러가 발길을 붙잡았다. 이름이 궁금했는데, 마침 동네 아파트 산책로에도 잔뜩 심겨 있길래 옳다꾸나 벤치에서 쉬시는 척척박사 어른들께 여쭤보니 맥문동(麥門冬)이란다. 화초 이름치곤 특이한데, 보리처럼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산에서 보던 것과 동네서 보던 게 비슷하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었는데, 산길에서 본 맥문동은 꽃대가 길고 꽃이 풍성하게 달렸고, 동네서 본 개맥문동은 전체적으로 약간 작고, 잎도 더 가늘어 보였다. 아파트 단지를 따라 천변 산책로 한쪽 화단을 길게 장식하고 있는 게 마치 키 작은 보리밭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했는데, 누가 심었는지 제대로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