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잡동사니

열흘 연휴, 여행과 살림 사이

iami59 2017. 10. 1. 00:00

일주일을 넘어 사흘이 보태진 장장 열흘 간의 사상 최장 연휴를 맞아 아내와 g가(내가 아니라) 여행을 떠났다. 그것도 연휴가 시작되는 날 꼭두새벽에 집을 나서 끝나는 날 오후에 돌아오는 9박 10일을 꽉 채운 여행이다. 게다가 어감으로나 체감으로나 가장 먼 나라 가운데 하나인 얼음나라 아이스란드(Iceland)로 말이다. 좋겠다, 부러워 죽겠다! 그럼, 나는? 꼼짝없는 집안 살림이다. 아니, 이게 말이 되는가!? 두 사람이 환상적인 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환장하게도 살림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됐다.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다. 거의 일년 전쯤 g는 로망 중 하나였던 아이슬란드 여행을 감행하기 위해 엄마를 구슬렀고, 스칸디나비아 항공편을 예약하고, 숙소 예약이며 현지 여행사 예약 등 틈틈이 여행준비를 하다가, 토요일 새벽 공항으로 떠났다. 낮밤 6-9도의 쌀쌀한 날씨에 매일 비가 온다며 아예 판초까지 갖고 가는 만만찮은 여정인데, 둘의 로망대로 오로라를 보고 오면 좋겠다. 여행 루트가 g의 책상머리에 표시돼 있는데, 한 바퀴 도는 링 로드(Ring Road)의 반 정도를 다녀온다고 했다.

 

중간에 추석이 끼어 동생네서 어머니를 며칠 모셔가지만, 꼼짝없이 여행 대신 살림을 하게 됐는데, 별 대책은 없지만 이상하게도 그리 걱정이 되진 않는다. 아내도 어련히 알아서 하겠거니 하면서 세탁기 돌리는 법만 알려주고(그러고보니 빨래를 널거나 개긴 했어도 한 번도 안 해 봤다) 룰루랄라 홀가분히 출발했다. 뭐, 다혜리 책 제목 대로 여기가 아니라면 어디라도. 아니 어디가 아니라면 여기라도 서로 도전해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