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百味百想

맥주 한 캔의 여유

iami59 2017. 10. 14. 00:00

제사와 차례를 지내는 집에서 자라고, 응원가에도 술 이름이 나오는 대학을 다녔으면서도, 동시대 보수적인 교회생활에 치중하느라 20대까지만 해도 술을 안 마셨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술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가끔 집에서 아내와 와인을 한두 잔 기울이긴 했지만, 솔직히 별 맛은 못 느끼고 안주나 축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고 서너 해 전부터 동네 마트에서 파는 수입 캔맥주를 싼 맛에 한두 개씩 맛보기 시작했고, 크라프트 맥주 열풍으로 병 맥주도 홀짝거리면서 슬슬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엔 집앞 스타필드 1층 Wine & more에서 체코 맥주 Litovel 500ml 캔을 미끼 상품으로 한동안 천원씩 팔길래 싼 맛에 몇 뭉치 사서 쟁여놓고 마시는 호기를 부리기도 했다. 얼마 전엔 체리와 레몬 향이 나는 호가든과 벨기에 맥주를 천원대에 팔길래 몇 캔 가져와 추석연휴 동안 매일은 아니고 거의 격일제로 저녁 시간에 혼술을 했다. 한 잔 넘기면 곧 불콰해지면서 표가 심하게 나서 한 캔이면 족한데, 그래도 위클리 정도로 다시 조절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