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낙엽푸대들
iami59
2017. 11. 13. 00:00
사무실 건너 길가에 대형 푸대들이 도열해 있었다. 빵빵한 게 80kg 쌀가마니(요즘은 거의 볼 일이
없다. 농촌에서나 반 가마니를 볼 수 있을까 도시에선 주로 20, 10, 5kg 반듯한 쌀푸대만 볼 수 있다)보다
훨씬 커 보였는데, 그리 무거워 보이진 않았다. 낙엽철이라 거리나 산책로 낙엽들을 쓸어 모은 것들인데,
쓸고 치워도 당분간 계속 생길 테니 아마 몇 번은 이런 작업을 반복할듯 싶었다.
단풍과 낙엽이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오래 힘을 겨뤄주면 좋으련만, 곱게 물들만 하면 영락없이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대 속절없이 마구 떨어뜨리니 아무래도 시간은 낙엽의 손을 들어주는 것 같다.
사람이 쓸어모으기 전에 바람이 길가 구석으로 낙엽들을 몰고 가곤 하는데, 등산로나 산책로는 그냥
둬도 되지만, 차도나 인도의 낙엽들은 그냥 방치하면 안 되는 양 이리 쓸어담아 모아 두었다가
트럭에 싣고 가 태우거나 퇴비를 만드는 데 쓰이면서 소임을 다하고 사라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