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Kiwi NewZealand

Kawau섬 여행 1 - 페리 타고 여기 저기

iami59 2018. 1. 8. 00:00

코스타를 마치고 토요일 오후 마타카나(Matakana)로 이동해 농장 숙소에 여장을 풀고 주일 아침 우리끼리 예배 드리고 - 이럴 땐 목사들도 모처럼 쉼을 누려야 한다며 김 교수가 설교의 공을 넘겼다^^ - 카와우(Kawau) 섬으로 가는 배를 탔다. 마타카나에선 남쪽이고, 오클랜드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인데, 2000년에 뉴질랜드에서 처음 조성된 하우라키 만(Hauraki Gulf) 해상국립공원의 일부다. 


섬 나라에서 또 다른 섬으로 가는 여행이 잠시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구름이 낀 날씨에 선실을 나와 2층에 앉아서 세찬 바닷 바람을 맞으니 약간 멜랑콜리해졌다. 확실히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체질인데, 선선한 기운도 녹일 겸 서서 바다를 바라보노라니 곧 바닷 바람도 익숙해지고 기온도 상승하면서 전후좌우로 펼쳐지는 풍경과 맑은 날씨로 언제 그랬느냐며 페리 여행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바로 선착장으로 직행해 승객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 한 시간 남짓 섬의 이곳 저곳을 돌면서 두세 승객을 태우거나 우편물과 쓰레기통을 수거하는 재밌는 장면도 볼 수 있었는데, 그러고보면 여객선만 아니라 가벼운 화물선 역할도 해서 덕분에 섬 풍경을 두루 바라볼 수 있었다. 간간이 전망 좋은 위치에 주택들 - 아마도 별장들 - 도 듬섬듬성 보였는데, 안내방송으로는 0이 6개가 붙는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집들이라고 하는데, 별로 부럽진 않았다. 


아름드리 나무들로 둘러싸인 이름 그대로 멋진 맨션 하우스(Mansion House)가 보이는 곳에 내렸는데, 배가 다시 들어오는 2시까지 두 시간 반 정도 섬을 유람하듯 돌아볼 수 있었다. 혼자 또는 두세 명이었다면 아마도 점심을 거르고 섬 한 바퀴를 빠르게 돌아보면서 이런저런 풍경이며 나무들을 사진 찍고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냈을 것 같은데, 열 명에 달하는 일행 중에 배꼽시계가 정확한 분들이 여럿이라^^ - 하긴, 이게 정상이다 - 짧은 코스를 둘러봤다.   


뉴질랜드는 어딜 가든지 나무가 많아 풍경이 좋은데, 이 섬에도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야자수 같은 나무들이 도열해 우리를 반겨주었고, 은고사리를 비롯한 펀(fern) 식물들, 그리고 이름 모를 나무와 풀, 꽃들, 연꽃 같은 수생 식물들 그리고 마오리 오리 같은 새들이 한적하고 평화로운 섬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런 섬은 시간이 정지되는 곳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요했다.   


그러다가 쓰러진 나무들을 한데 모아놓은 것 같은 델 지나가게 됐는데, 워낙 나무들이 키가 커서인지 서 있을 때뿐 아니라 자빠져 뒹굴고 있는 것도 볼만 했다. 약간 경사진 저 나무들 너머엔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곧 아래로 내려가게 돼 있었고, 먼저 간 김 교수와 폴이 바다가 펼쳐지는 멋진 풍경 속에 양쪽으로 갈라져 우뚝 서 있는 바위 앞에서 퇴적층과 단면들을 관찰하는 탐구 포즈를 취했다. 그러니까 선착장에서부터 섬의 한 부분을 종단해 반대편 바다에 닿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