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10. 10. 31. 00:00
교회 이름이 중앙(Central)인 걸로 봐서 이 일대에서 제일 오래된 감리교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도 그렇지만 이름 앞에 중앙, 제일 자가 붙으면 왠지 원조 격으로 보인다.
강대상 위쪽엔 성가대석이 있었지만 성가대를 따로 둔 것 같진 않았고, 아프리카 북인 젬베와 담임목사가 직접 치는 기타와 피아노가 주로 사용되고, 파이프 오르간은 찬송할 때 연주됐다.
구순의 어른치곤 매우 정정하셨고, 연륜이 묻어나는 따뜻한 형제사랑(Christian Love)을 보여주셨다. 중앙감리교회의 예배는 평범하고 일상적이었지만, 위니 할머니 같은 분들의 헌신과 기도로 이 교회가 지탱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위니 할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비로소 두고 온 어머니와 장모님 생각이 났다.
담임목사가 찬양 리더를 겸하니까 예배가 스무스하고 자연스럽게 흘렀다. 주보에 순서가 나와 있지만, 별로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인도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차림으론 우리네 목회자들처럼 강대상에 꼿꼿이 서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설교 시간이 되자 강단을 이리저리 오가며 때론 청바지에 손을 집어넣은 삐딱해 보이지만 지극히 자연스런 모습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꽉 차면 3-4백 석 정도 되는데 얼추 150명 정도가 예배에 참여한 것 같았다. 남아공을 이루는 백인, 흑인, 유색인들이 고루 보였다. 예배 후 교회 앞마당에서 티타임을 가졌는데, 고풍스런 예배당만큼이나 오래돼 보이는 큰나무 그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