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잡동사니

택배 발송 작업

iami59 2018. 5. 21. 00:00

직원 하나가 그만두어 지난달부터 택배작업을 하고 있다. 이틀 정도 오후에 몰아서 하고, 그 다음엔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퇴근 전에 몇 건씩 하는데, 전에도 바쁠 땐 거든 적이 있어 처음 해 보는 일은 아니다. 

아, 책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는 건 해외 독자들을 위해 우체국에 가는 건데, 사무실 코앞이라 그 또한 

재밌게 하고 있다. 앉아서 모니터만 보던 몸도 움직이고, 무엇보다 주문 물량과 건수를 직접 확인해 

돌아가는 사정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송장에 적힌 권수에 따라 대박스, 중박스, 소박스, 댐지 재활용, 황봉투에 요령껏 넣고(담당자가 수년간 

쌓은 노하우를 표로 붙여 놓았다^^) 테이프로 마감한 다음 송장을 붙이면 되는데, 권수는 많아도 박스 작업은 

오히려 간단하고, 댐지(책뭉치 위 아래를 감싸는 박스 재질의 두꺼운 종이)나 봉투 작업이 더 세심한 신경을 

필요로 한다. 박스 안이 조금 남을 땐 네 귀퉁이를 커터 칼로 자르고 눌러서 높이를 맞추는 요령 같은 건 

일도 아니다. 살짝 피곤할 때도 있지만, 편집만 하는 것보다 확실히 나은 것 같다.^^  


예전 복상 시절엔 책이 나오면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건물로 들어올려 봉투 작업 후에 등짐지고 내리길 

반복한 적도 있으니(지강유철, 김용주 등 필자이면서 발송일에 맞춰 와 준 열혈 독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박스나 봉투에 넣어 쌓아놓으면 door to door로 배달되는 요즘의 택배 시스템은 앉아서 식은 죽 먹기인 

셈이다. 두어 달 발송 작업을 해 보니 몸은 다소 바쁘더라도 주문이 늘어 정신없이 돌아가는 호시절이 

다시 오면 좋겠단 생각이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