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Kiwi NewZealand

와이카토 대학이 인용하는 C. S. Lewis

iami59 2018. 11. 26. 00:00

와이카토 대학은 공항이 있는 뉴질랜드의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해밀턴에 있는데, 대학 규모가 크고 캠퍼스도 나무와 호수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2010년 이후 몇 차례 오면서 짬이 날 때마다 캠퍼스 이곳저곳을 발길 닿는대로 둘러보는 즐거움이 무척 크다. 올해는 작년까지 걷던 것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 봤는데, 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대학 교육의 역할이랄까 기능을 잘 보여주는 문구를 하나 볼 수 있었다. 무려 C. S. Lewis가 한 말이었다. 


기독교인인 루이스가 한 말을 기독교 대학이 아닌 이 대학이 어떻게 모토처럼 인용하고 있는 건지 자세한 연유나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가령 루이스가 이 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다든지), 어쨌든 제대로 된, 근사한 슬로건이 아닐까 싶었다. 정글을 파헤쳐 없애버리는 게 아니라, 사막을 개간해야 한다는 과제를 대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해 나갈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다른 누구도 아닌 C. S. Lewis가 한 말이라는 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내가 다녔던 대학의 모토는 자유, 정의, 진리란 한자어 세 단어로 된 전형적인 교훈 스타일이었는데, 외우기는 쉽지만^^ 솔직히 다니는 동안 그리고 졸업하고서도 특별하게 다가오진 않았던 것 같다. 루이스의 말을 몇 단어로 정리하자면 이 비슷한 것들이 도될 것 같긴 한데, 캠퍼스를 걷다가 문득 이 문장을 스쳐 읽는 이들마다 대학의 목적이랄까 제대로 된 역할을 잠시라도 생각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