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잡동사니

집으로 가세요 지금

iami59 2019. 6. 13. 00:00

계원대학은 모락산을 끼고 있어 캠퍼스 뒷 공간이 산길과 바로 연결된다. 작은 개울도 하나 흘러 

나름 분위기가 있는데, 그 옆에 돌과 나무로 함께 만든 길다란 벤치가 놓여 있다. 돌벤치 옆면엔 작은 

스티커가 하나 붙어 있었는데, 손바닥만한 게 웬만해선 눈에 띌만해 보이지 않았지만 문구가 시선을 

잡아 끌었다. 이런 건 대개 지하철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구인 광고나 급전 빌려 준다는 금융 광고, 

또는 교회에서 전도용으로 많이 쓰는 기법인데^^, 내용이 좀 색달랐다. 


집으로 가세요 지금, 이라고 같은 내용을 여섯 줄 연속으로 프린트해 놓았는데, 누가 어디서 

무슨 이유로 붙여 놓은 건지 쉬 짐작이 안 됐다. 대학 캠퍼스 벤치인지라 가출 아동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닐 테고, 다 큰 대학생들에게 지금 그냥 집으로 가라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뜬금없는 노랫말도 아니고, 반복되는 청유형 문구는 은근히 간절해 보였는데, 화자와 

청자가 불분명한 게 궁금증만 잔뜩 유발했다. 어쨌든 언젠가 집으로 가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