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잡동사니

나무등걸 옹이분재

iami59 2019. 7. 3. 00:00

서울숲의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군데군데 적당한 높이로 잘라 놓은 나무들이 서 있었다.

오래 됐는지 껍질은 거의 벗겨져 반질반질해져 있었다. 이런 나무들은 이렇게 아무런 볼품

없어 보이는 애매한 높이보다는 아예 걸터 앉을 정도로 바짝 자르는 게 좋은데, 무슨 연유에선지

사람키보다 조금 작게 잘려 있었다. 아마도 윗 부분에 옹이가 있어서 그걸 살려둔 모양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움푹해진 옹이 틈새로 흙이 쌓이고, 거기에 씨가 흘러들었는지 꽃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런 데 감각이 있는 눈썰미 좋은 이가 이리 만들어 놓았을

가능성도 조금 있어 보였는데, 그렇다면 멋진 분재가 된 셈이다. 땅바닥이나 화분에서라면 

아무런 시선을 못 끌었을 텐데, 분재처럼 독특한 환경을 맞아 단연 눈에 띄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