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뭐???뭐라고?

iami59 2019. 9. 19. 00:00

두어 주 전 계원대 후문 쪽에 주차하고 캠퍼스를 통과해 사무실로 가려는데, 철문과 

운동장 옆 눈 불끈 주먹 꽉 청년 조각 작품에 A4 용지 몇 장에 깨알 같이 프린트한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당사자도 아니고 내용이 수두룩 빽빽해 자세히 읽진 않았지만 뭐???뭐라고?라는 

말로 시작하는 대자보는 가을 학기에 이 학교에 총장으로 부임하는 인사가 과거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사람 가운데 하나라는 내용으로 대책위가 내건 거였다.  

 

대책위가 지목하는 인사가 과연 그런 안 좋은 또는 몹쓸 역할을 했는지, 관여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지만, 그 진위를 알 도리는 딱히 없어 보였다. 그래도

작은 대학이긴 해도 총장으로 오려는 이를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공격하는 걸 보면 뭔가

그런 구석이 있나 싶은 인상을 주기엔 충분했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총장으로 일하기 

시작한듯 싶은데, 구성원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걸 보면 안 됐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내용과는 별도로 요즘도 캠퍼스엔 대자보가 붙는구나 싶어 반가웠는데, 우리 때처럼

전지를 여러 번 접어 매직펜으로 쓴 손글씨가 아니라, 폰트며 컬러를 잘 디자인하고 작은

종이에 프린트해 깔끔한 미술대학 티^^를 내는 것도 흥미로웠다. 또 후문과 상징적인 조각

작품에 대자보를 붙인 것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꽤 전략적이었을 것 같은데,

정작 요즘 학생들이 어떤 관심과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