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잡지 한편 <인플루언서>
딸아이지만, g는 나보다 많이 읽고 많이 보는 콘텐츠 헤비 유저인데, 가끔 갈 때마다 나는 잘 모르고 잘 안 보는 책들이 눈에 띄어 들쳐보다 오곤 한다. 며칠 전에 갔을 땐 손바닥보다 약간 큰 문고판 책이 보이길래 훑어봤는데, 책이 아니라 민음사에서 연초부터 새로 나오기 시작한 <인문잡지 한편> 2호였다. 옛날 같으면 벌써 이런 잡지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찾아 읽었을 텐데, <매거진 B>처럼 이 잡지의 존재도 g를 통해 알게 됐으니 확실히 내가 한물 간 것 같긴 하다.^^
1, 5, 9월에 한권씩 내니 계간지와 반년간지 사이쯤 되는데 옛날로 치면 무크지쯤 되는 것 같았다. 1호는 "세대"를, 2호는 "인플루언서"를 이슈로 열 명 정도의 필자가 그리 길지도 어렵지도 않게 써서(그래도 각주는 달려 있어 정보의 출처는 명기했다) 앉은자리에서 대충 읽을 수 있었다. 잡지 이름 <한편>엔 이들이 표방하는 바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의 인문학"을 담고, 같은 편이라는 것과, 그런데 요즘 상황은 한편 이렇다는 등의 중의적 의미가 담긴듯 했다.
이 잡지가 눈에 띈 건, 아무래도 SNS 시대 들어 부쩍 쓰이기 시작한 "인플루언서"(influencer)란 타이틀이 주는 호기심이 컸는데, 크리에이터(creator) 등과 더불어 전에는 많이 쓰지 않던 생소한 개념들이 풍미하는 시대가 된 모양이다. 읽다 보니 "마이크로 인플루언서"(micro-influencer)란 개념도 보였는데, 전문가(expert)와 "인기 있는 일반인" 사이 어디쯤 존재하는 삶의 방식 같았다. 구독은 안 해도 이슈에 따라 종종 훑어는 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