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쉼 없이 걸어 촛불을 만났다

iami59 2020. 9. 20. 00:00

올해 들어 거의 책을 안 사고 있는데, 사 놓고 제대로 안 읽은 책들이 많아 일단 이 책들부터 읽어야겠단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주 안 살 수는 없는데, 최근 몇 년 간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는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관해 올해 나온 책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뒤늦게 구입해 한 권은 읽었고, 다른 한 권(조국 백서)도 곧 읽을 참이다. 먼저 읽은 책은 여러 채널에서 패널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언론운동가 최민희의 대학 시절 이후 언론개혁 여정을 다룬 인터뷰집이다. 


1985년 <말> 지 기자로 출발해 35년 동안 언론개혁운동 일선에서 활동한 이야기들을 들려 주는데, 쉼 없이 한 길을 걸어 온 저자는 팩트와 디테일의 여왕으로 불리는 여성 언론운동가이다. 안티조선 운동과 조중동, 종편 등 레가시 미디어의 폐악을 지적하고 저항해 온 여정을 10여년 후배 운동가(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정리해 술술 읽혔다. 동시대를 호흡하고 목격하면서 문제의식을 공유해 왔기에 더 잘 읽힌 것 같다.   


350쪽이 넘는 내용은 80년대 이후 현대사를 다루고 있어 보는 시각이나 처한 입장에 따라 견해가 갈릴 수 있고,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 이후 독자들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무리 없이 읽혀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반가웠던 건, 본문을 요즘 책보다 3행 이상이 많은 26행으로 편집한 건데(요즘 식으로 편집했으면 4백쪽 정도 됐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도 무리없이 읽힌다는 걸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