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나무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면
iami59
2021. 2. 7. 00:00
오후에 한강변 메타세콰이어길을 걷는데, 키 큰 나무 꼭대기 부분에 햇살이 비쳐댔다. 다섯 시쯤이었으니까 서쪽으로 지나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 해가 남아 있을 때였다. 주위에 도열한 다른 나무들에선 이런 기운을 볼 수 없었는데, 딱 보기 좋고,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이런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엔 Carpe diem을 외치지 않을 수 없다. 한 시간 전쯤에 여길 걷다가 이 나무를 바라보았다면 이렇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햇살은 볼 수 없었을 게다. 홀쭉하게 키가 큰 메타세콰이어와는 다르게, 방금 전에 지나 온 강변애서도 이런 오후의 햇살을 받아 빛나는 품 넓은 느티나무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