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Shall we tap?
iami59
2021. 5. 8. 00:00
송파 골목길을 걷는데, 작은 건물의 출입구 바깥쪽에 작은 화초들을 내놓고 벽돌을 이용해 가게 안내를 하는 데가 눈에 띄었다. 컬러와 폰트를 잘 써서 번듯하게 만든 간판도 보기 좋지만, 어떤 땐 이렇게 의외의 소품들을 활용하는 미니멀 스타일이 더 강렬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나무 게시판에는 시간대별로 구체적인 내용을, 벽돌에는 손글씨로 가게 이름과 브랜드 슬로건을 그려놓았다.
탭댄스를 가르치는 곳인데, 뒷꿈치에 다는 탭들도 소품으로 붙여 놓았다. 오랜 연습으로 바닥이 제법 닳고 낡은 것들이 오히려 이 댄스를 추는 이들의 열정과 자부심의 상징처럼 보였다. 탭이 그네들의 삶이라며 하트 뿅뿅까지 해 놓은 걸 보면 못 말리는 사람들일 것이다. 탭 댄스엔 어떤 음악이 쓰이는지 모르겠지만, 문득 영화 Shall we dance?(일본판에선 샬 위 딴스?로 발음된다)의 장면들이 연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