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百味百想
고사리나물 비빔밥
iami59
2021. 9. 29. 00:00
갓 만든 반찬은 맛있다. 감자볶음이나 멸치볶음은 식어도 맛있지만, 막 볶은 냄새가 풍기면 식사 때가 아니어도 가서 한 젓가락 집어먹게 된다. 두어 해 전에 누이가 뜯고 삶아 말려 가지고 온 고사리를 잘 먹고 있는데, 아내가 나물로 만들었다. 어찌나 냄새가 좋은지 한 입 집어먹으려다가, 마침 점심 때가 되어 밥 한 주걱 덜어 그 위에 듬뿍 얹었다.
고사리나물 비빔밥을 만든 것이다. 간장이나 고추장을 조금 넣고 비벼도 되지만, 나물맛을 온전히 느끼려고 참기름이나 들기름도 넣지 않고 그냥 비벼 먹었다(이미 나물 볶을 때 들어갔으므로). 취나물 생것이 있길래 손으로 대충 찢어서 사이드에 얹기만 했다. 예상했던 대로 맛이 근사했다.
비빔밥에 재료가 최소한 서너 가지는 되어야 한다는 건 식당에서나 통하는 법이다. 물론 야채와 각종 나물에 계란 프라이까지 들어가면 당연히 맛있겠지만, 때론 이렇게 단출한 재료가 의외로 입맛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무나물이나 콩나물 무침이 있어도 이렇게 단품 나물비빔밥에 도전해 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