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1. 12. 24. 00:00

g가 올해의 소설로 꼽은 책을 빌려 읽었다. 미국 동부 출판사에서 서부 실리콘 밸리 테크 스타트업으로 옮겨 몇 년 일한 여성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감나게 그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모두가 선망하는 실리콘 밸리를 언캐니 밸리(불쾌한 골짜기)로 부르는 타이틀부터 시니컬하다.

유니콘을 꿈꾸는 테크 기업 풍경을 한 단어 소제목들 아래 군더더기 없이 실감나게 묘사하는데, 아무래도 20대 스타트업 종사자들, 그 중에서도 개발자들이 우선시 되는 동네에서 비개발자로서 적응하려 애쓰지만 뭔가 안 맞는 옷 같은 인상을 솔직하고 거침없이 들려주어서 4백쪽이 술술 읽혔다. 


우리 세대와는 아주 다른 회사 문화며 기업 풍토, 등장 인물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어지러운 구석이 많지만, 이런 게 요즘 리얼하고 핫한 일터구나 하는 느낌을 엿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재밌게 읽었지만 아무래도 세대와 관점이 달라서인지, 굳이 나까지 올해의 소설로 꼽을 순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