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2. 1. 7. 00:00

한강변 숲의 나무들이 거의 이파리를 떨어뜨리고 나목(裸木)이 되었다. 오래 한 자리에서 자란 나무들이어선지 벗은 나무들의 자태도 꽤 볼만 하다. 어떤 것들은 마치 TV에서 보는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자라는 나무들 같아 보이기도 했다. 

 

나무들이 기꺼이 속살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나무 아래에 서서 가지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일은 그리 신나거나 즐겁진 않다. 그렇다고 딱히 우울하지도 않지만, 어쨌든 묘한 비애감, 적막감 같은 게 느껴진다. 

 

그래도 조금 있으면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다시 새 잎을 내기 시작하고, 신록과 청록으로 부풀어 오르다가 갈색조로 물들다가 또 이런 모습으로 순환을 계속할 것이다. 사철 어느 때나 볼만한 모습을 연출하는 장성한 나무들이 물리지 않고 고마운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