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남해여행13-장독대 풍경

iami59 2022. 7. 1. 00:00

남해를 여행하는 동안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풍경이 눈길을 끌었다. 독일마을 어느 집 마당엔 거꾸로 놓인 항아리들 위에 작은 독일풍 인형과 장식물들이 놓여 있었다. 이 집 주인이 한때 살았던 독일에서도 이 비슷한 풍경을 이루었을 것 같은데, 고국에 돌아와 정착한 이제는 제2의 고향 독일을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고향을 추억하게 하는 건 종류와 크기에 상관없지 싶다. 

 

2박을 머문 숙소에도 마당이 있었는데, 주인이 근처에 살고 있는지 장독대 항아리들마다 뚜껑이 덮였고, 그 위를 돌들이 누르고 있었다. 남해도 섬이니까 제주도처럼 바람이 많아 뚜껑이 날아가지 않게 하려는 건지, 아니면 이렇게 눌러주어야 항아리 속에 있는 장류가 잘 보존되는 건지 모르겠다. 그 옆 알루미늄 솥뚜껑도 돌 두 개가 누르고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서울 근교에 터를 잡은 나는 이렇다 고향을 추억할 일이나 물건이 없다. 기껏해야 어렸을 적 골목길을 연상케하는 또 다른 골목을 만나거나 오래된 노포에 들어갈 때 정도인데, 그 또한 그리 절실하진 않다. 우리집에도 장독대가 있긴 했는데, 그래서 이 항아리들이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