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3. 3. 16. 00:00
집앞에 소방서가 있다. 119는 화재 진압 외에 응급 환자 이송에 유용해 여러모로 든든하다. 소방차들과 앰블런스가 몇 대씩 있는데, 종종 소방 호스를 풀고 접으면서 훈련하고 점검하는 장면을 목격하곤 한다. 대형, 응급 장비일수록 평소에 관리가 중요한지라 유비무환을 실천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인가 미용실에 가는데, 소방차 가운데 고가 사다리 차가 코끼리, 아니 기린처럼 목을 길게 쭉 뻗고 있다가 자라, 아니 거북이처럼 목을 감추고 있었다. 고층 아파트 이사용 고가 사다리와 비슷한 원리일 것이다. 아래쪽은 네 기둥을 바닥에 내려 든든히 받치고,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지 않게 작동시키고 있었다.
올겨울과 초봄도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 가뭄이 지속되면서 연일 산불과 이런저런 화재 뉴스가 빠지지 않는데, 이들의 수고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아니, 이렇게 철저히 준비하고 훈련한 것들이 별로 쓰일 일이 없을 정도로 조용한 사회여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유비무환이고, 안전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