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iami59 2023. 3. 25. 00:00

이상 기온으로 100년만에 벚꽃들의 개화시기가 가장 빠른 봄을 맞고 있다. 부산과 진해 벚꽃 소식이 벌써 뉴스를 타고 있다. 우리 동네도 산곡천, 덕풍천 주변에 벚꽃 터널이 좋은데, 조금씩 꽃망울을 터뜨리긴 해도 아직 핀 건 아니어서 절정을 이루려면 한 주는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강변 산책을 마치고 메타세콰이어 길에 접어드려는데, 저 위 덕풍천 윗길 가로수들이 붉게 빛나더니만 이내 하얗게 변해 버렸다. 호기심을 느껴 올라가 봤는데, 밤이 되면 두 가지 컬러를 내도록 조명 장치를 해 둔 것 같았다. 실제로 보면 보라색과 녹색인데, 몇 초 어간에 붉은 색과 흰 색으로 보이는 거였다.

 

축제 기간도 아닌데 왜 이렇게 비취나 했더니, 다음 주면 개화하기 시작할 벚꽃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다소 이르지만 벚꽃 핀 기분을 내는 것 같다고 생각해 주었다. 그렇다면 하얗게 보이는 건 지나간 겨울의 눈쌓인 나뭇가지들에 대한 추억을 떠나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