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4. 7. 25. 00:00

책울 사면 거의 열이면 열 권 모두 표지 하단을 둘러싼 띠지가 있다. 두꺼운 책이든 얇은 책이든, 하드 커버든 페이퍼백이든, 화려한 표지건 심플한 표지건 띠지는 책의 일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영어권 책들에선 별로 볼 수 없는 현상인데, 우리나라와 일본 책들에선 없으면 안 되는 것인양 흔히 볼 수 있다. 

 

문제는, 책을 처음 볼 때 외에는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한두 줄 카피(홍보 문구)나 본문 중 발췌한 구절이나 추천사 같은 게 중복 게재되기도 하는데, 처음 보는 독자의 시선을 끌려는 절박한 몸부림이란 건 알겠지만, 곧 버려질 운명이니 이런 낭비가 없다. 오히려 멀쩡한 표지 하단을 덧씌우는 바람에 벗겨내지 않으면 온전한 표지를 볼 수 없게 만들고, 책을 읽다 보면 걸기적거리기도 하는 등 방해꾼이 따로 없다. 

 

표지 디자이너가 띠지를 고집하는 특별한 취향이라면 디자인의 일부 또는 개성이겠거니 하고 봐줄 수 있지만, 그 역시 이상한 취향의 괜한 고집에 다름 아니다. 온전한 표지, 깔끔한 표지만으로 장식된 책들이면 족하지 않을까 싶다. 띠지 안 만들면 그만큼 제작비도 절약할 수 있을 텐데, 그놈의 마케팅이 뭔지 띠지를 고집하고 고수하는 이상한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