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눈 온 날 강변 풍경
iami59
2025. 1. 30. 00:00
설 연휴 첫날 폭설 예보가 내렸는데, 우리 동네는 폭설까진 아니어도 제법 거센 눈발이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했다. 눈이 이미 제법 쌓인 가운데 점심 먹고 아내와 강변 산책에 나섰다. 귀덮개가 달려있는 모자에 다운 파카 모자까지 뒤집어 쓰고 걸어 춥진 않았지만, 걷는 방향에 따라 눈발이 뿌려대 얼굴이 시려 왔고, 심할 땐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강 너머 예봉산은 하나도 안 보이고, 팔당대교도 마치 안개에 덮인듯 뿌옇고 희미하게 보이는 게 맑은 날과는 또다른 운치가 제법 있었다. 늦가을이면 눈부신 억새밭(11/16/23)을 이루던 강변 억새들 위로도 눈꽃이 하얗게 피어올랐고, 강기슭엔 이런 날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철새들이 무리지어 모여 있었다.
연휴 내내 강추위에 대설까지 한강만 안 얼었을 뿐 동장군의 위세가 대단했다. 어제는 건대 앞으로 훠궈 먹으러 갔다가 건대 캠퍼스와 어린이대공원을 지나 아차산역까지 한 시간 넘게 걸었는데, 한낮인데도 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추위로 기억되는 설연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