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잡동사니
공기청정기
iami59
2025. 2. 27. 00:00
겨울이 끝나가는 건 좋은데, 다른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가 찾아와 창밖을 뿌옇게 만들고 있다. 베란다 양쪽으로 산이 보이는지라 뉴스를 안 봐도 대기 오염도를 쉽게 알 수 있는데, 이런 날들은 꼼짝없이 창문을 열지 않아야 한다. 대학 시절부터 알레르기 비염으로 재채기, 맑은 콧물을 달고 살아 먼지와 대기질은 조금 민감한 애들이다.
이 정도면 진작에 공기청정기를 들여놓아야 했건만, 그냥 무심하게 지내온 우리를, 아니 나를 불쌍히 여겨 해인이가 작년 가을 결혼 기념일에 좋은 선물을 해 주어서 잘 쓰고 있다. 삼성 제품인데, 성능도 괜찮지만 요즘 가전제품답게 일단 디자인이 수려하다. 지나치게 크거나 주변과 안 어울리는 부담스럽지 않은 것도 맘에 든다.
아래엔 바퀴가 달려 있어 방마다 데리고 다니면서 쓸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이다. 바깥이 뿌연 날은 전원 버튼을 누르면 100을 넘기면서 늘었다 줄었다 하는 수치를 보여주는데, 수치가 높으면 주황색, 공기질이 괜찮아지면 50 전후로 내려가면서 녹색등으로 바뀐다. 식구들이 지나가다가 심심하면 켜보곤 하는 장난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