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5. 5. 6. 00:00

제주도도 섬인데(그래서 육지, 그것도 서울 사람에겐 마냥 신기하기만 한데), 사람들은 그 섬 옆에 있는 작은 섬들을 가고 싶어 한다. JPss네랑 온전한 이틀을 함께 보냈는데, 그 중 반나절을 가파도에서 보낼 뻔 했다. 청보리철이라 아내도 가고 싶어 했는데, 우리가 예약해 둔 전날 날씨가 궂어 배가 안 뜬다는 문자를 받았다. 

 

다들 4월 제철에 와서 청보리밭을 못 본다고 아쉬워들 했는데,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나만 밍숭맹숭했다. JP가 플랜B를 가동해 다른 데를 다녀온 후 저녁 먹으러 숙소에서 알려준 근처 식당으로 가는데, ss와 아내가 저기 청보리 아니냐고 소리 질렀다. 대파와 마늘처럼 벼와 보리를 구별 못하는 거 아니냐고 나를 놀렸는데, 음~ 이 정도는 안다.   

 

제법 넓은 밭에 청보리가 물결치고 있었다. 4월에 모처럼 제주까지 왔는데, 그냥 보낼 순 없지 않겠냐는 제주의 선물이었다. 너른 보리밭뿐 아니라, 근접해 찍으면 또다른 풍경을 연출할 수 있는 돌구멍이 옆에 있었다. 다들 가파도 청보리는 놓쳤지만, 제주에서 청보리밭을 걸었으니 이만하면 됐다 하면서 제주 사람들만 먹는다는 생선집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