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百味百想

막 썬 연어회

iami59 2023. 8. 31. 00:00

코스트코에서 생연어를 팩당 5천원씩 세일하길래 그 중 중량이 덜 나가는 걸 하나 사 왔다. 그래도 1.2kg나 돼서 우리 식구가 한 번에 먹긴 좀 많은 양이다. 2/3쯤 먹고, 나머지는 다음날 회덮밥으로 끝냈다. 세로로 반을 갈라 두툼하게 썰어 접시에. 모양내 담다가 그 다음부턴 그냥 막회 식으로 얼기설기 얹었다. 

 

막회는 막 썰었다는 뜻도 되고, 막 놓았다는 중의적인 의미다. 그런데 이렇게 해 놓은 게 오히려 먹기는 더 좋았던 것 같다. 일식집에서도 매끈한 돌 위에 몇 점 올리는 식으로 디스플레이가 근사한 건 사실 양이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비해, 이런 막회 스타일은 모양 흐트러지는 거나 양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부담 없이 마구 갖다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건 다음날 점심 때 야채를 곁들인 백미밥 위에 깍둑썰어 듬뿍 얹고 연어회덮밥을 만들어 먹었다. 기름진 연어를 연속해서 먹는 게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위장 좋은 우리 식구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회는 회대로, 회덮밥은 또 덮밥대로 우리를 즐겁게 하면서 더운 여름날을 보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