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i59 2023. 10. 14. 00:00

 

 

 

우리 동네 스타필드 중앙문 오른쪽에 몰리네란 반려동물 물품을 파는 큰 숍이 있다. 나야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강아지건 고양이건 기르지 않고 별 관심도 없지만, 제법 북적이는 가게다. 그쪽으론 갈 일이 없어 잘 안 가게 되는데, 산책하면서 바라보니 외벽에 영어로 세 문장을 써 놓은 게 보였다. 

 

자기네는 사람들이 동물을 얼마나 사랑하고, 돌보고, 함께하는 걸 잘 알고, 지원하고, 믿는다는 슬로건이랄까 사명 선언문 같은 거였다. 기왕이면 우리말로 써 놓았으면 좋았겠지만, 어려운 문장이 아니니 보는 이들에게 어필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어 보였다. 

 

들어가 볼 수도 있지만, 한 번도 안 들어갔다. 무슨무슨 집사로 불리는 세대에 아직까진 호기심이나 별다른 관심이 안 생긴다. 가끔 다른 집에 가면 반려동물이 짖거나 가까이 오는데 안 놀란 척 하고 마지못해 쓰다듬어 주긴 하지만, 별 애정이 담긴 손이 아니란 걸 그들도 쉬 눈치 챌 것이다. 앞으로도 들어가진 않고, 외벽 슬로건 문구 바뀌는 걸 바라보기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