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wandering/동네산책
봄의 전령 이끼
iami59
2024. 3. 2. 00:00
한 달 전 감기 몸살의 여파로 가래가 생기는 걸 치료하기 위해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연두색 이끼가 많이 낀 벚나무가 눈에 띄었다. 매일은 아니어도 늘 다니는 길인지라 조짐이 보였을 텐데, 그냥 무심코 걷다가, 이끼가 이래도 안 보고 지나가겠느냐며 시위를 하는 것 같았다.
아이쿠! 몰라봤네, 하면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봤다. 이 나무에만 유난히 푸른 이끼가 끼어 있었다. 땅에 가까운 줄기엔 잔뜩,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줄어들었지만, 시선을 끌만한 모양이었다. 이런 선명한 이끼는 산에나 가야 볼 수 있는데,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봄을 재촉하도 있었는데도 지나쳤다.
그 옆에 있는 바위에도 이끼가 보였다. 벚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이끼보다 색은 강렬하지 않았는데, 움푹 들어간 데를 용케 찾아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연초 두 달이 훌쩍 가고 어느새 춘삼월이다. 중순부터 두 주 뉴질랜드 수련회와 여행이 잡혀 있는데, 익숙한 곳이지만 이 이끼들처럼 단단히 붙어 자라는 친구들과 자연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