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raveling/Kiwi NewZealand

꽃은 사람을 춤추게 하누나

iami59 2024. 5. 8. 00:00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식물원의 화초들을 구경하다가 중심에서 피어오른 꽃들을 목도하게 됐다. 타임 슬랩처럼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오래 지켜본 건 아니지만, 마치 숨어 있던 게 때가 되자 용수철 튀듯 솟아오른 모양새였다. 먼저 벌어진 잎들은 평범했지만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주인공을 소개하는 것 같았다. 

 

잎모양은 전혀 다르지만, 피워낸 꽃은 같은 색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도 신기한 구경거리였다. 어떻게 저런 투박해 보이는 잎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꽃이  자태를 드러내는 건지 자연의 신비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이런 화초들은 꽃이 피어났다기보다 마치 누군가가 꽂아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온실을 나오니 야외에 다알리아들이 만발해 있었다. 꽃은 사람의 마음만 아니라 몸도 움직이게 만드는듯, 포즈를 취하게 한다. 다른 관람객들 가운데는 우열을 가리려는 겐지 꽃 배경으로 보정하려는 겐지 꽃들 사이에 얼굴을 넣는 이도 보였는데, 여행의 출발점으론 더할나위 없는 식물원이었다.